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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카페 헤르만-Okinawa story

신비의 섬 오키나와 용감하게 또는 무모하게 홀로 카페를 차린 한국 여성 갓 태어난 아기처럼 하나하나 배워가는 오키나와 하루하루 카페를 꾸려가기 바쁘지만 텃밭에 고야를 키우고 음악을 연주하는 ‘느리게 사는 삶’ 키친카페 헤르만의 문을 열면 ‘쉼’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오키나와, 동양의 하와이라고 불리는 이 섬은 신비한 이미지를 가졌다.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도쯤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오키나와와 일본의 수도 도쿄는 서울과 제주도의 차이보다 훨씬 더 멀리 떨어져있다. 아직도 야생의 정글이 남아있고 무인도가 존재하는 오키나와는 미지의 섬이다. 일본이면서 일본이 아닌 지역이기에 그 이국적인 매력에 빠진 여행객들이 많다. 여행지로서의 매력도 충분하다. 열대의 기후, 산호로 이루어진 백사..
신비의 섬 오키나와
용감하게 또는 무모하게 홀로 카페를 차린 한국 여성
갓 태어난 아기처럼 하나하나 배워가는 오키나와
하루하루 카페를 꾸려가기 바쁘지만
텃밭에 고야를 키우고 음악을 연주하는 ‘느리게 사는 삶’
키친카페 헤르만의 문을 열면
‘쉼’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오키나와, 동양의 하와이라고 불리는 이 섬은 신비한 이미지를 가졌다.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도쯤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오키나와와 일본의 수도 도쿄는 서울과 제주도의 차이보다 훨씬 더 멀리 떨어져있다. 아직도 야생의 정글이 남아있고 무인도가 존재하는 오키나와는 미지의 섬이다.
일본이면서 일본이 아닌 지역이기에 그 이국적인 매력에 빠진 여행객들이 많다. 여행지로서의 매력도 충분하다. 열대의 기후, 산호로 이루어진 백사장, 깜짝 놀랄 정도로 투명한 바다, 생소한 문화. 오키나와의 모래는 흙모래가 아닌 산호가루이기에 물속에서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그 투명도가 조금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이기도 하다.
이 신비의 섬 오키나와에 혼자서 용감하게 카페를 차린 한국 여성이 있다. 그것도 돈이 많아 취미삼아 하는 카페도 아니고 그야말로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말이다. 이렇게 무모하고 계획 없이 카페를 오픈한 저자는 사실 특이한 이력을 가졌다. 본인은 호기심 많은 평범한 30대라고 하지만 외국어고를 졸업하고 대학에서는 생뚱맞게 음악을 전공했다. 그러다 훌쩍 일본으로 떠났다가 또 갑자기 뉴욕에 둥지를 틀 수 있는 사람이 평범한 30대는 아닐 것이다. 그러더니 또 불현듯 떠오른 ‘카페를 하자’는 생각에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저자가 30년 넘게 살아왔던 환경과는 전혀 다른, 이미 날씨만으로도 충분히 낯선 열대의 섬에서 저자는 어떤 카페를 열고 싶었을까? <키친카페 헤르만>은 카페 창업 성공기가 아니다. 오히려 아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무모한 짓을 벌이나 걱정되는 카페 창업 스토리다.
그리고 <키친카페 헤르만>에는 오키나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열대의 한가로운 휴양지정도로 알고 있는 이곳이 사실은 식민지배의 아픈 역사가 있던 땅이었고, 미군과 주민들 사이에서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땅이었고, 그런 침략과 핍박의 역사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긍정적인 문화를 꽃피운 땅이다. 그들만의 음악, 식문화, 어법 모두 그런 오키나와만의 역사적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저자는 갓 태어난 아기처럼 그렇게 오키나와에 대해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다. 그리고 그 배움의 과정을 특유의 문체로 담아내고 있다. 여름휴가로 오키나와를 생각하고 이 책을 집었다면 예상과는 다른 전개에 당황할 수 있다. 하지만 진심어린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는 오키나와의 진정한 일상이 담겨있는 이 책은 그 어느 여행안내서 못지않게 미지의 섬 오키나와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키친카페 헤르만>에는 또한 ‘느리게 사는 법’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산다는 건 힘든 일이다. 배가 고파 한 끼를 때우려 해도 돈이 필요하거나 직접 움직여야한다. 그나마 내가 내 몸 움직여 배불리 넉넉하게 살 수 있다면 다행이다. 지금 시대는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이 없거나 고되게 일을 해도 배가 고픈 그런 시대다.
그래서 걱정이 태산이다. 내가 과연 제대로 살고 있나 의심부터 든다. 누구는 어떻다던데 난 안해도 되는지 그냥 이렇게 있어도 되는지 덜컥 겁이 난다. 이러다가 뒤처지는 건 아닌지 도태되는 건 아닌지 영영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 아닌지 초조하고 복잡하다.
지금을 살고 있는 누구나 한번쯤, 아니 여러 번 이런 생각에 짓눌려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을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이던 학생이던 상관없이 우리 모두는 남들과의 비교와 경쟁에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다.
<키친카페 헤르만>의 저자는 이런 걱정에 시달리면서도 꿋꿋하게 ‘열대의 삶’에 적응하고 있다. 그녀는 점심메뉴 하나를 만들어 파는 데도 몇 시간이 걸리며 항상 너무 많은 음식을 준비해 다 팔지도 못하고 폐기하기 일쑤다. 그런 주제에 지나가다 우연히 듣게 된 밴드 합주에 무턱대고 합류하고 전통악기 산신을 배우겠다고 이웃집 아주머니 앞에 얌전히 앉아 음정 맞지 않는 민요를 불러대고 있다. 그러면서도 카페 앞 텃밭에서 고야를 키우고 내리쬐는 햇볕과 짙푸른 바다 덕에 조금도 우울할 틈이 없다.
우리도 이렇게 느리게 살아보면 어떨까? 물론 오키나와가 아닌 복잡한 도로와 빌딩숲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지만 눈을 감고 상상해보자. 따가울 정도로 내리쬐는 햇빛 아래 펼쳐진 새파란 바다와 뺨을 간질이는 더운 바람을. 수수해 보이는 여주인이 멋쩍게 인사하며 맞아주는 <키친카페 헤르만>의 문을 열면 목마름을 채워줄 ‘쉼’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은이 천해민

1980년 서울출생
과천외고, 동아방송대학 졸업
2007년 일본 요코하마 이주
2009년 뉴욕시립대 리만컬리지 편입 후 중퇴
2014년 현재 일본 오키나와현에 정착 후 까페 운영


여행을 사랑하고 새로운 문화를 배우는 것에 항상 굶주려 있는 30대 중반의 평범한 여성입니다.
호기심에 따라 소심함과 대범함이 항상 충돌하는 내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동기부여를 먹잇감처럼 스스로에게 던져주는 자기조련법으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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