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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것들의 비밀

‘길의 여왕’ 이랑주가 발로 뛰며 쓴 세계 시장 생존 보고서 세월을 이기고 살아남아 사랑받는 가게의 비밀은 어디에 있는가? 이랑주 대표는 국내 1호 VMD(Visual Merchandis) 박사이다. 그간 그는 전통시장 제품진열 전문가로, 전국 방방곡곡의 전통시장을 다니며 수많은 상인들을 만나고 여러 점포를 찾았다. 진열 교육도 하고 컨설팅도 해주었다. 실제로 그의 컨설팅 덕분에 많은 쪽박 가게들이 대박 가게로 거듭났다. 덕분에 그에게는 ‘미다스의 손’, ‘길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그녀를 괴롭히는 의문 하나가 있었다. 다 망해 가는 지하상가로 강연을 갔을 때였다. 강의 중에 자신이 처음 몸담았던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1980년 이대 앞 보세옷 가게로 시작해 오늘날 대기업이 되..
‘길의 여왕’ 이랑주가 발로 뛰며 쓴 세계 시장 생존 보고서
세월을 이기고 살아남아 사랑받는 가게의 비밀은 어디에 있는가?

이랑주 대표는 국내 1호 VMD(Visual Merchandis) 박사이다. 그간 그는 전통시장 제품진열 전문가로, 전국 방방곡곡의 전통시장을 다니며 수많은 상인들을 만나고 여러 점포를 찾았다. 진열 교육도 하고 컨설팅도 해주었다. 실제로 그의 컨설팅 덕분에 많은 쪽박 가게들이 대박 가게로 거듭났다. 덕분에 그에게는 ‘미다스의 손’, ‘길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그녀를 괴롭히는 의문 하나가 있었다. 다 망해 가는 지하상가로 강연을 갔을 때였다. 강의 중에 자신이 처음 몸담았던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1980년 이대 앞 보세옷 가게로 시작해 오늘날 대기업이 되기까지의 경영 전략과 남다른 VMD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한 아주머니가 물었다.
“나도 그때 옷 가게 시작했는데, 나는 왜 다 망해 가는 상가에 있는 걸까요?”
순간 그녀는 말문이 막혔고 “열심히 하시면 잘될 거예요”라는 상투적인 대답을 하고 말았다. 강연장을 나와서도 이 질문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녀가 시장에서 만난 상인과 소상공인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가게 한편에서 쪽잠을 자며 하루 14시간씩 일하는데도, 하루에도 수백 개의 점포가 문을 닫고 살아남은 시장보다 사라져 가는 시장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녀는 그 답을 찾기 위해 2012년 3월 1년간의 세계 일주를 떠났다. 40여 개 나라 150여 곳의 시장을 방문했고, 오랜 시간 고객에게 사랑받고 있는 여러 시장과 상인들을 만났다. 그리고 직접 두 발로 세계의 전통시장을 다니며 경험한 여러 사례들과 그들에게 배운 장사 철학을 이 한 권의 책에 담았다.

흔들리는 ‘진통’이 흔들리지 않는 ‘전통’을 낳는다

전국에 1,500여 개의 전통시장이 있지만, 시장으로서 제 기능을 하며 생존할 수 있는 시장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대형 마트의 매출이 매년 30퍼센트씩 성장할 때 전통시장은 7퍼센트씩 감소하며, 전통시장과 중소 유통업체 상인들의 폐업률은 매년 15퍼센트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빠르게 변해 가는 세상의 속도에 잰걸음으로 쫓아가지 못하는 자는 세월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야 하는 것일까?
그녀가 찾은 세계의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매한가지였다. 시장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주말에만 혹은 요일을 정해 여는 시장이 대부분이었다.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시장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변화의 광풍에도 살아남아 사랑받고 있는 시장과 점포의 상인들은 자신만의 확고한 장사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그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대형 마트에선 구할 수 없는 우리만의 특별함을 팝니다.”
그들을 보며 그녀가 깨달은 것은 장사든 인생이든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각도라는 사실이다. 나의 가치를 올리고 오랫동안 살아남는 방법은 남들이 생각지도 못한 나만의 각도를 갖는 것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그리고 수많은 변화의 물결에 흔들리면서도 자신만의 각도로 살아남아 ‘시장의 전통’이 된 그들을 우리에게 소개한다.

365일 축제가 열리는 시장, 엄마가 가족에게 주고 싶은 것만 파는 슈퍼마켓, 평범한 피클에 표정을 담아 ‘명품 피클’을 만든 가게, 책과 함께 간장을 파는 서점, 지붕이 도시의 랜드마크가 된 시장 등 늙음을 낡음이 아니라 성숙한 창조로 탈바꿈시키고, 눈으로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고 독특한 경험을 선사해 주며, 독특한 진열과 독창적인 홍보 전략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낸 시장과 가게를 이 책에서는 만날 수 있다.
대박 매출을 기록할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그리 멀리 있지 않다고 그녀는 말한다. 물건을 파는 나의 관점이 아닌 나의 물건을 선택하는 고객의 마음으로 보는 것이다. 그저 익숙한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 말고 다른 형태는 없을까?’ 다르게 생각해 보는 것이다. 흔들리는 ‘진통’이 흔들리지 않는 ‘전통’을 낳는다. 지금 당신이 팔고 있는 물건은 무엇인가? 단순 판매 기능만을 가진 대체 가능한 시장이 될 것인가? 스토리와 재미, 경험을 공유하는 대체 불가능한 시장이 될 것인가? 그녀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비주얼 머천다이저(Visual Merchandiser), 한국 VMD협동조합 이사장. 그녀는 VMD라는 어려운 말 대신 스스로를 ‘상품가치연출’ 전문가라고 소개한다. 같은 상품이라도 어디에 어떻게 진열하느냐에 따라 그 상품의 운명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녀는 유명 백화점의 명품관을 박차고 나와 전국의 전통시장과 지하상가, 노점상을 누비며 수많은 상인들을 만나고 여러 점포를 찾았다. 그녀의 도움을 받아 수많은 쪽박 가게들이 대박 가게로 거듭났다. 덕분에 그녀에게는 ‘미다스의 손’, ‘길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소상공인 맞춤 VMD’라는 영역을 개척하고 승승장구하던 중 그녀는 모든 일을 내려놓고 돌연 세계 일주를 떠났다. 1년간 40여 개국 150여 개의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점포를 둘러보고 돌아와, 변화의 광풍에도 살아남아 사랑받고 있는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의 사례와 장사 철학을 전파하러 다니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적 협동조합’을 결성해 VMD로 세상을 따뜻하게 바꾸는 ‘VMD 희망트럭’, ‘나전사(나누는 전통시장 사람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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