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은 한 가지는 무엇입니까?”
다음 세대가 묻다
“넘어지고 또 넘어져도 포기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엄홍길이 답하다
“실패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면 됩니다. 실패를 성공의 과정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잘 내려가야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어요.”
각계 명사에게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가 무엇인지 묻고 그에 관한 응답을 담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의 열 번째 주제는, 산악인 엄홍길 대장에게 듣는 실패를 기회로 만드는 ‘등산과 하산의 기술’이다.
‘세계 최초 히말라야 16좌 완등’이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끊임없이 도전하라고 외치는 그가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뜻밖에도 산도 인생도 ‘내려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도전의 진정한 성공은 출발했던 지점에 돌아와야 성취될 수 있다고 엄홍길 대장은 말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올라가는 법만 가르친다. 정상에 오르기만 하면 행복해진다고, 네가 꿈꾸는 것이 저기에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생에는 늘 오르막만 있는 것도 아니고, 정상에 올라갔다고 계속 거기에 머무를 수도 없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오르는 것만 생각했기에, 내려가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에 아차 하는 순간에 굴러 떨어지곤 한다.
엄홍길 대장이 산에서 배운 것은 ‘누구보다 빨리 정상에 서는 법’이 아니라 ‘기다릴 줄 아는 지혜’와 ‘포기할 줄 아는 용기’다. 수많은 사고와 실패, 좌절을 경험하며 ‘성공적인 실패’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그는 말한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피하느냐가 아니라 실패를 다루는 방식이다
이 책에서 그는 산에서 얻은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등산의 기술’과 ‘하산의 기술’로 나누어 전하고 있다.
우선 인생이라는 산을 오르는 데 있어 필요한 첫 번째 기술은 자신감이다. 자신감을 어떤 일을 시작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마음가짐이다. 있는 힘을 다해도 모자랄 판에 시작도 전부터 부정적인 것을 먼저 생각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 기술은 분명하고 구체적인 목표 설정이다. 명확한 목표와 자신감은 강력한 동기 부여를 줌과 동시에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된다. 등산의 세 번째 기술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다. 정상에 오르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고, 이겨 내느냐 이겨 내지 못하느냐는 결국 나 자신에 달린 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좌우명도 자승최강(自勝最强)이다. 등산의 네 번째 기술은 실패를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피하느냐가 아니라 실패를 다루는 방식이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
이어서 엄홍길 대장은 산 중의 산이라는 ‘하산’의 지혜를 전한다. 하산의 첫 단추는 지금 이룬 성공이 끝이 아니며 도전은 끝이 없는 것임을 깨닫는 것이다. 진정한 도전의 성공은 출발지점에 돌아와야 성취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두 번째 지혜는 잘 내려와야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에 취해 자만해서도 안 되며, 결과가 아닌 과정에 더 큰 의미를 두어야 한다. 세 번째 하산의 기술은 배려와 겸허함이다. 아무리 산에 많이 오른 사람이라도 감사하는 마음, 겸허한 자세를 잃으면 그 끝은 허망할 수밖에 없다. 엄홍길 대장이 전하는 마지막 하산의 지혜는 나눔이다. 산에서 내려와 사람의 산에 오르며 ‘도전’보다 더 아름다운 단어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
엄홍길 대장은 히말라야 8천 미터 고봉에 서른여덟 번 도전해, 스무 번 성공했다. 사람들은 그가 이룬 성공만을 기억하지만, 엄홍길 대장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열여덟 번의 실패다. 처절한 실패가 없었다면 지금의 성공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거듭된 실패 덕분에 목표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고, 새로운 용기와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잘 내려가야 다른 봉우리에 오를 수 있다. 숱한 실패와 사고, 좌절 속에서 엄홍길 대장이 얻은 등산과 하산의 지혜는 인생의 출발선에 서 있는 다음 세대에게 삶의 고비 고비마다 꼭 필요한 지침이 되어 줄 것이다.
엄 홍 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악인이다. 2000년 세계 여덟 번째, 아시아 최초로 히말라야 8천 미터 14좌를 모두 올랐고, 위성봉인 얄룽캉과 로체샤르까지 올라 2007년에는 세계 최초 히말라야 8천 미터 16좌 완등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사람들은 그의 성공을 기억하지만 엄홍길 대장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열여덟 번의 실패다. 서른여덟 번 8천 미터 봉우리를 오르는 동안, 수없이 좌절하고 실패했으며 열 명의 동료를 잃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한 실패 덕분에 오히려 목표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었으며, 새로운 용기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제 그는 산을 내려와 새로운 인생의 17좌를 오르고 있다. 2008년 5월 엄홍길휴먼재단을 설립하고 히말라야 산간 오지 마을에 학교를 세우는 일을 하고 있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꿈과 희망, 자신감을 심어 주기 위해 바쁘게 발로 뛰고 있다.
현재 재단법인 엄홍길휴먼재단 상임이사, (주)밀레 기술 고문, 대한산악연맹 자문위원, 소방방재청 국민안전정책자문위원, 국민생활체육회 이사를 맡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민안전처, 2014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육군사관학교, 대한적십자사, 고성공룡세계엑스포, 코이카, 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 홍보대사로도 활동 중이다.
2013년 자랑스러운 대한국민 대상(문화체육대상 국위선양 부문)을 수상했으며, 동아일보 10년 뒤 한국을 빛낼 100인, 대한산악연맹을 빛낸 50인에 선정되었다. 체육훈장 청룡장, 대한민국 산악대상, 체육훈장맹호장, 체육훈장 거상장 등을 받았다. 《내 가슴에 묻은 별》, 《오직 희망만을 말하라》, 《불멸의 도전》, 《꿈을 향해 거침없이 도전하라》, 《8000미터의 희망과 고독》 등의 책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