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부품 하나가 빠져도 시계가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모든 것에는 중요한 역할이 있습니다.
당신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일본 제일의 여성 승려가 전하는 삶의 고통을 깨달음으로 바꾸는 법
건강한 것은 좋지만 병에 걸려서는 안 된다. 이득을 보는 것은 좋지만 손실은 싫다. 화려한 꽃은 좋지만 진흙은 싫어 피하고 싶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생각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살아가며 우리가 깨닫게 되는 사실이 하나 있다. 인간이라면 삶의 고통과 괴로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인도에서 마더 테레사와 함께 구조 활동을 하기도 한 일본의 저명한 여성 승려인 저자는 ‘삶이 곧 고통’이라는 불교적 사유를 바탕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를 전한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자라지만 그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 오히려 진흙을 비료로 삼아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다. 이처럼 살아가며 아픔과 슬픔을 겪더라도 그에 굴하지 않고 더 나은 삶에 대한 안테나를 세울 때 좋은 스승과 가르침이라는 인연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좋은 스승, 좋은 가르침에 이끌려 진흙을 비료로 바꿀 수 있을 때 비로소 한 송이 꽃을 피워 어둠에서 빛으로 인생을 전환할 수 있다.
때로는 좋고, 때로는 나쁜 것이 인생
막다른 길처럼 보여도 어디에나 출구는 있다
오랜만에 중학교 동창회에 나간 저자는 예전에는 그렇게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친구가 깊은 고요가 감도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아마도 친구의 지난 삶은 그리 행복하지는 않았으리라. 그래서일까 저자는 ‘고난을 잘 이겨내고 불행했던 일을 거름 삼아 인생을 깊고 풍부하게 만든 ’ 친구의 모습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너무 가까워서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반대로 가까워지고서야 처음으로 깨닫는 것도 있다. 한편 멀어서 보이지 않는 것이 있고, 반대로 멀리 떨어져 처음으로 깨닫는 것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다양하게 거리를 달리하며 위치와 높이를 바꾸고 자신의 인생을 바라보아야 한다. 설혹 폭풍과도 같은 고난의 한가운데에 있을 때도 자신의 고뇌를 떨쳐내고 멀리서 자신의 인생을 바라보는 냉정함과 객관성을 잃지 않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함께 살아가는 상대를, 자신의 인생을,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서 보려 노력하면 어느 순간 전체 모습이 보이고, 자연스레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잘 산다는 것은 ‘지금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것’
과거도 미래도 현재의 삶에 달려 있다
어렸을 때는 장난감 하나에 만족했던 사람도 성인이 되면 자동차가 갖고 싶고, 이성에 이끌리고, 돈과 명예를 원하게 된다. 갈아입는 옷과 소유물에만 마음을 빼앗겨 소유주인 나, 옷을 입는 사람인 나 자신이 지금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는 생각도 하지 않은 채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저자는 그런 이들에게 ‘언제 죽음이 찾아와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도록 현재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후회 없이 잘 살고 싶다면 진지하게 자신이 선 자리에서 계속 의문을 던지며 살아가야 한다. ‘내일 죽을 것처럼 살아라. 영원히 살 것처럼 배워라’라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처럼.
인생에는 다양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기쁨도 슬픔도,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던 일도, 가능하다면 도망치고 싶은 일도 언젠가는 우리를 찾아온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일희일비하고 의기소침하거나 기고만장하면서 애써 다잡았던 마음가짐이 무너져버리곤 한다. 하지만 어떠한 상황에 있든 쫓기거나 도망치거나 늑장 부리지 않고 그곳을 수행의 장으로 여겨 자리를 잡고 차분히 일어설 수 있다면 그 자리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꽃피울 수 있을 것이다.
과거도 미래도 지금 이 순간이 결정한다. 그렇기에 단 한 번뿐인 인생을 위해 지금 내딛는 한 걸음이 잘못되지 않도록 명심해서 나아가야 한다. 결국, 잘 산다는 것은 삶의 고통을 깨달음으로 바꿀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마지막 날은 예고 없이, 그리고 가차 없이 찾아온다. 저자는 언제 그날이 찾아와도 좋을 만큼 우리에게 주어진 매일, 매시간을 소중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아오야마 슌도(?山俊董)
1933년 아이치 현 출생. 다섯 살에 나가노 현의 조동종 무료지에 입문. 고마자와 대학 불교학부와 대학원을 수료했다. 동서 영성교류의 일본 대표로서 유럽에 갔을 때는 수도원 생활을 하고, 인도에서는 마더 테레사의 구조 활동을 함께했다. 참선 지도, 강연, 집필 활동 외에 다도와 꽃꽂이를 가르치며 선(禪)을 보급하는 데 힘쓰고 있다. 2004년 여성으로 두 번째 불교 전도공로상을 수상했으며, 2009년 조동종의 승계 ‘대교사’에 비구니로서 첫 취임했다. 주요 저서로 《당신에게 보내는 말 다발》, 《한 번뿐인 인생이기에》, 《당신이라면, 할 수 있다》, 《아름다운 사람에게》 등이 있다.
옮긴이 정혜주
책을 통해 또 다른 세계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점에 매혹되어 편집자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으나 텍스트가 주는 압박에 고군분투하는 삶을 살고 있다. 다음 생에는 놀고먹으며 취향의 독서에 빠져보는 것이 유일한 꿈이다. 서울여대 일문학과와 한국외대 일본어교육대학원에서 수학했으며, 옮긴 책으로는 《나에게는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다》, 《말하지 않고 이기는 법》,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사는 법》, 《내가 있을 곳이 없다고 느낄 때》, 《회계사는 보았다!》, 《돈과 인생의 진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