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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등병의 아빠

‘병사들을 대통령 아들처럼 아껴 주는’ 인권군대를 꿈꾸며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부모님께 큰절하고 대문밖을 나설 때…” 한국은 국민개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의 하나다. 스무 살 남짓의 청년들에게 입대는 언젠가는 맞닥뜨려야 할 숙명. 옛날보다는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청년들은 ‘끌려가는’ 심정으로 군대에 간다.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장병과 부모들에게, 그러나 국가는 예우는커녕 냉대와 묵살로 일관했다. 모욕하고 능멸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군대는 속된 말로 ‘계급이 깡패’인 계급사회다. ‘집 떠나온’ 이등병들은 그 숨 막힐 듯한 위계질서 안에서 ‘을 중의 을’이 되어 부당한 처사들을 감내한다. 더구나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들은 날마다 자식의 안위를 걱정하..
‘병사들을 대통령 아들처럼 아껴 주는’ 인권군대를 꿈꾸며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부모님께 큰절하고 대문밖을 나설 때…”
한국은 국민개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의 하나다. 스무 살 남짓의 청년들에게 입대는 언젠가는 맞닥뜨려야 할 숙명. 옛날보다는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청년들은 ‘끌려가는’ 심정으로 군대에 간다.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장병과 부모들에게, 그러나 국가는 예우는커녕 냉대와 묵살로 일관했다. 모욕하고 능멸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군대는 속된 말로 ‘계급이 깡패’인 계급사회다. ‘집 떠나온’ 이등병들은 그 숨 막힐 듯한 위계질서 안에서 ‘을 중의 을’이 되어 부당한 처사들을 감내한다. 더구나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들은 날마다 자식의 안위를 걱정하느라 ‘을’도 아닌 ‘병’의 처지로 전락하고 만다. 억압적이고 기계적인 군대문화에서 발생하는 유·무형의 폭력으로 인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이등병들이 남몰래 눈물을 흘렸던가. 얼마나 많은 이등병의 엄마, 아빠들이 가슴을 치고 통곡했던가.
저자 고상만 父子는 대한민국 군대가 “새로운 군 인권 개념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한다. “대통령 아들처럼 병사들을 아껴 주는 ‘인권 군대’”로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아울러 국가는 의무 복무 중인 병사들이 “건강하게 국민의 의무를 다한 후 ‘입대할 때의 그 모습 그대로’ 다시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생명과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연극 [이등병의 엄마]를 잇는 책 <이등병의 아빠>

저자 고상만은 1998년 천주교인권위원회에서 상근활동가로 일하며 ‘판문점 김훈 중위 사망사건’을 조사한 바 있다. 그는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그날 공동경비구역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를 집필하고 사병 인권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군 인권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활동을 펼쳐 왔다. 특히 그가 제작한 연극 〈이등병의 엄마〉는 대중의 관심 밖이었던 군 의문사 문제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으며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등병의 아빠>는 연극 [이등병의 엄마]의 연장선상에 있는 기획이다.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1부 ‘이등병의 이야기’(고충열 저)에 저자 자신의 입영 후부터 전역까지의 생생한 군복무 경험담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이어서 2부 ‘이등병의 아빠 이야기’(고상만 저)에서는 저자가 아들을 군에 보내놓고 노심초사했던 경험을 통해 아버지로서, 또 인권운동가로서 느껴야 했던 울분과 좌절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또한 군 의문사 유족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소개되며 의무복무병에 대한 국가의 ‘무한책임’과 관련하여 독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현 정부는 적폐 청산을 기치로 각 분야에서 개혁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방 분야도 예외가 아니어서 한국 군대는 전방위적으로 강도 높은 개혁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다. 군 개혁의 요체는 결국 제도개선과 문화혁신이다. 최근 군 당국이 병사 월급 인상, 평일 외출제도 도입, 장군 정원 감축 등 군 개혁 조치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이 책의 출간이 이러한 움직임에 주마가편(走馬加鞭)이 되기를 기대한다.
고상만 : 1970년 경기도 판교에서 태어났다. 1989년 대학 입학 후 학생운동을 시작했고 이후 인권운동가의 길을 걸어 왔다. 1992년 유서대필 강기훈 무죄석방 공대위 간사를 시작으로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전국연합 인권위, 천주교인권위원회, 인권연대, 반부패국민연대 등에서 상임 활동가로 일해 왔다. 2002년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장준하 선생 의문사 사건 조사관으로 일했고 2006년에는 대통령소속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 조사관으로 일했다. 이후 서울특별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에서 시민감사관으로 각각 일하며 교육비리 근절을 위해 노력했고, 2016년에는 대한변협 인권위 재심법률지원소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억울한 이들의 구제를 위해 노력했다.
지은 책으로는<니가 뭔데>,<그날 공동경비구역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중정이 기록한 장준하>,<장준하, 묻지 못한 진실>,<다시, 사람이다>,<고상만의 수사반장>외 다수의 공저가 있다. 2014년 국민라디오 〈고상만의 수사반장〉을 진행했고 〈김용민 브리핑〉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했다. 〈오마이뉴스〉에서 ‘올해의 뉴스게릴라상’ 등 다수의 기자상을 받았으며 2017년 군 의문사 연극〈이등병의 엄마〉를 제작하기도 했다. 2018년 현재 고양시 인권위원, 국방부 적폐청산위원회 간사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며, 상지대학교 외래교수로 ‘현대사회와 인권’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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