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스마일 훈장(Order Uśmiechu)' 수상작!
아동 문학계 두 거장이 쓰고 그린 ‘완벽한 여름 동화’
폴란드 두 거장이 함께한 ‘완벽한 여름 동화’가 찾아왔다. 폴란드 어린이들에게 오랜 시간 여름방학 읽기물로 사랑받아 온 고전 동화《클레멘티나는 빨간색을 좋아해》가 국내 출간됐다. 글을 쓴 크리스티나 보글라르는 이 책으로 폴란드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스마일 훈장(Order Uśmiechu)’을 수상한 작가이고, 그림을 그린 보흐단 부텐코는 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화가다.
《클레멘티나는 빨간색을 좋아해》는 휴대전화도, SNS도 없던 시절 한여름 밤에 벌어진 아이들의 모험담을 그렸다. ‘휴양지’의 작은 마을에서 여름방학을 보내던 아이들이 어느 날 숲속에서 사라진 클레멘티나를 찾아 나서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가장 먼저 숲으로 출발한 건 클레멘티나의 실종을 처음 접한 마렉, 아시아, 찐빵이 삼 남매다. 이어 이웃집 볼렉, 올렉 형제가 그 뒤를 따르고, 경찰관인 아버지의 실종 접수 통화를 엿들은 톨렉도 나 홀로 수색 작전에 나선다. 하지만 야심찬 계획과 달리 세 팀 모두 깊은 어둠 속에서 예기치 못한 폭풍우와 맞닥뜨리며 위기에 빠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실종자의 수는 늘어만 간다. 과연 아이들은 클레멘티나를 찾을 수 있을까?
이 책은 폭풍우가 내리치는 무섭지만 환상적인 한밤중 숲속의 광경, 빨간색을 좋아한다고 알려진 클레멘티나의 정체에 대한 단서와 복선, 저마다의 이유로 클레멘티나를 찾아 나선 아이들의 행적과 사건이 촘촘하게 얽히고설키며 독자들을 순식간에 빠져들게 만든다. 추리 소설을 읽는 듯한 긴장감과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클레멘티나를 찾기까지의 이 한밤의 소동은, 유럽 아동청소년 문학 전문 사이트 《리코쉐(Ricochet)》의 리뷰처럼 흡사 “아찔한 춤을 보는 것 같다”.
★ ‘책의 건축가’ 보흐단 부텐코가 완성한 빨강의 예술 작품
폴란드 ‘전설의 거장’ 보흐단 부텐코는 책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완벽한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낸다고 믿었다. 그가 ‘책의 건축가’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한다. 부텐코는 책을 만드는 과정을 스웨터를 뜨는 과정에 비교하며 “책은 스웨터처럼 만들어야 한다. 풀어지지 않도록 떠 나가야 한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클레멘티나는 빨간색을 좋아해》는 그가 완성한 훌륭한 예술 작품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책이다.
부텐코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처럼 최대한 단순하게 그리는 스타일을 추구한다. 배경도, 디테일도 생략한 채 2차원의 구도 안에서 최대한 캐릭터에 집중한다. 부텐코는 화가로 명성을 얻은 뒤에도 어렸을 때 공책에 남긴 낙서를 책 속에 넣기도 했다.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어린이들이 즐기는 미감과 유머 감각을 화풍에 반영한 것. 몇 세대에 걸쳐 사랑받는 부텐코의 작품을 만나는 것은 이 책의 커다란 미덕이다.
★ ‘폭풍우 사전’을 방불케 하는 비와 바람에 대한 다양하고 섬세한 묘사
이토록 섬세하고 다양하게 폭풍우를 묘사한 어린이 책이 있을까. 《클레멘티나는 빨간색을 좋아해》의 또 하나의 매력은 ‘폭풍우 사전’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풍부하고 자세하게 비와 바람을 보여 준다는 데 있다. ‘광활한 숲속’에 찾아온 ‘깜깜하고 고요한 어둠’, 어디선가 들려오는 ‘수상쩍은 바스락거림’과 ‘가르랑대는 소리’, 갑자기 ‘사정없이 후려치는 빗줄기’와 ‘날카로운 섬광’, ‘번개 불빛과 천둥의 굉음’ 등 생생한 표현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낯선 숲 한가운데서 ‘사나운 돌풍’을 마주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살아 있는 상황 묘사는 독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한편, 문학을 읽는 즐거움까지 선사할 것이다.
★ 책장을 넘기던 손을 얼어붙게 만드는 클레멘티나의 정체
이 책의 주인공들은 실종된 클레멘티나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사실 독자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아이들이 이토록 애타게 찾아 헤매는 클레멘티나의 정체가 대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책에서는 마렉 삼 남매, 볼렉 형제, 톨렉, 심지어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관까지 등장인물 모두가 클레멘티나를 어린 여자아이로 알고 수색을 펼치는 상황이 펼쳐진다. 하지만 눈치 빠른 독자라면 여러 정황과 단서를 통해 클레멘티나의 정체를 의심하게 될 것이다. 작가는 이에 화답하듯 깜짝 놀랄 만한 반전을 책 말미에 숨겨 두고 있다. 마지막까지 클레멘티나의 정체를 추적하고 의심하기를 반복하던 독자들은 진짜 클레멘티나와 마주하고, 얼어붙고 말 것이다. “네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말이 나오게 되는 클레멘티나의 반전 정체를 만나 보자!
● 미디어 리뷰
“독자들은 이 흥미롭고 독특한 이야기에서 클레멘티나를 알아내고자 빠져들 것이다.”
_《스쿨 라이브러리 저널(School Library Journal)》
“유머와 놀라움으로 가득 찬 여름 방학 모험극.” _《포워드 리뷰스(Foreword Reviews)》
“아찔한 춤을 보는 것 같다.” _《리코쉐(Ricochet)》
● 줄거리
사라진 클레멘티나를 찾기 위해 숲속으로 간 아이들
단서는 하나, 그 애가 빨간색을 좋아한다는 사실!
마렉, 아시아, 찐빵이의 여름 방학이 끝나간다. 삼 남매는 휴양지에서 방학을 보냈지만, 학교에 돌아가 자랑할 만한 일이 없어 아쉽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숲에서 사라진 ‘클레멘티나’ 때문에 울고 있는 여자아이를 발견한다. 아이가 말해 준 단서는 하나, 클레멘티나가 빨간색을 좋아한다는 사실! 신나는 모험이 될 거라 생각한 삼 남매는 클레멘티나를 찾아 주기로 하고 몰래 집을 빠져나온다. 하지만 이웃집 볼렉, 올렉 형제가 이를 눈치채고 삼 남매 모르게 뒤를 따른다. 그 시각, 한밤중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관도 숲으로 향하는데……. 어째서 실종자가 클레멘티나 하나에서 점점 더 늘어만 갈까? 휘몰아치는 폭풍우 속에서 요란한 모험이 시작된다.
글쓴이 크리스티나 보글라르
크라쿠프 야기엘론스키대학교 동양학부를 졸업한 뒤, 폴란드 어린이 책 전문 출판사 ‘우리들의 책방’ 편집부에서 근무하며 틈틈이 어린이·청소년 도서를 발표했다. 1970년대에는 TV와 라디오 드라마 대본을 쓰기도 했는데, 특히 자신의 소설 《고양이 털을 쓰다듬지 마》를 원작으로 한 TV 시트콤 〈레시니에프스키 가족〉이 폴란드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클레멘티나는 빨간색을 좋아해》로 폴란드 아동문학계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스마일 훈장(Order Usmiechu)’을 수상했으며, 1981년 폴란드 국무 회의가 수여하는 공로상을 받았다.
그린이 보흐단 부텐코
바르샤바 국립 미술원을 졸업한 뒤 약 200권이 넘는 그림책을 출간했다. 폴란드 책 디자인에 혁명을 일으킨 아티스트로,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한 그림책의 거장이다. 무대미술가, 포스터 작가로 활약하기도 했다. 여러 세대에 걸쳐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으며, 많은 그림책이 폴란드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되기도 했다.
책 내용을 정직하게 그리는 방식을 선호하는데, 《클레멘티나는 빨간색을 좋아해》의 삽화를 모두 빨간색으로 그린 것도 바로 이런 성향 때문이다. 2011년 폴란드 정부로부터 어린이 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훈장을 받았다
옮긴이 최성은
한국외국어대학교 폴란드어과를 졸업하고, 폴란드 바르샤바대학교에서 폴란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오랜 외세의 점령 속에서도 문학을 구심점으로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 온 폴란드를 ‘제2의 모국’으로 여기고 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폴란드어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2012년 폴란드 정부로부터 십자 기사 훈장을 받았다.
옮긴 어린이 책으로는 《손으로 보는 아이 카밀》,《덤벼라 늑대야》, 《꼬마 악마의 위대한 변신》 등이 있다. 우리나라 책 《마당을 나온 암탉》,《고양이 학교》 등을 폴란드어로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