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님이 가라사대
귀하게 대우받고 살라고 지어진 '개님이'라는 이름의
진돗개보다 좀 작고 발발이보다는 큰 몸집에
얼굴은 영락없는 진돗개인 '개님이'에게
유일한 골칫거리는 허구한 날 하소연을 하는 누나, 희주.
남자 냄새 한번 안 묻혀 오던 희주의 몸에
어느 날부턴가 낯선 남자의 냄새가 나더니만,
그날 이후로 수시로 사고를 당하기 일쑤이니 그럴밖에.
게다가 그 모든 사고의 이유가 그 남자라고 주장하며
멀리한다고 해 놓고는 도리어 붙어 다니기까지 했다.
“사실, 운전하는 모습이 조금 멋있긴 하더라. 히히, 여자들이 왜 선배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달까? 내겐 그림의 떡이지만 말이야. 아휴, 내가 널 붙잡고 뭔 소린지. 따라와, 간식 줄게.”
그러다가 뚝 끊겨 버린 낯선 남자의 냄새.
그 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