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정인에 이른 천계의 사랑 그 두 번째 이야기.
천사(天使)들 중, 검은 날개를 지니고 태어난 이들이 있다.
흑천사, 타락천사라 칭하는 그들이 태어나면 천년 안에 전쟁이 일어난다는 설이 있고,
흑천사는 승리의 천사이기도 하여 전쟁에서 반드시 이긴다는 설이 있다.
마계의 왕과 초대 흑천사의 피를 지닌, 흑천사 흑륜.
일신의 딸이지만 작고 검은 날개를 지녀 까마귀라 불리는 흑천사 연오.
그들의 상반 된 운명의 실이 하나로 엮였다.
<본문 중에서>
“쉿.”
입에 검지를 가져간 사내가 그녀의 귓가에 나직하게 속삭였다.
“저들의 밀애를 방해할 셈이냐? 네가 훔쳐본 것을 알면 반가워하지 않을 텐데?”
[중략]
푸른빛이 돌 정도로 새까만 머리를 하나로 묶은 사내가 살짝 상기 된 연오의 뺨을 톡톡 쳤다. 사내의 손길에 감전 댄 듯 온몸이 떨던 연오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그런 그녀의 동요를 감지한 그가 연오를 비웃듯이 내려다보았다.
“저들이 하는 행동이 어떤 느낌일지 알고 싶었던 게지. 그래서 지켜본 게 아니냐?”
고개를 내린 그가 연오의 귓가에 조용히 읊조렸다. 따스한 숨결을 느낀 연오는 움찔 눈을 감으며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떡였다. 그러자 사내가 그녀의 몸을 돌려 사랑을 나누는 이들을 보게 하였다. 그리고 속삭였다.
“그럼 더 자세히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 보아라. 사내의 손이 저 여인의 몸을 비단처럼 어루만질 때마다 여인은 흥분을 참지 못하는 것이지.”
연오는 굳이 설명해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너무도 딱 달라붙어 있는 사내 때문에 당황하여 말이 나오질 않았다.
그때 여인의 가슴을 쓰다듬던 남자가 여인의 하얀 사타구니를 벌리더니 그 사이로 머리를 내렸다.
“저 이가 무슨 짓을 하는 걸까? 여인의 은밀한 곳을 맛보고 있겠지. 촉촉하고도 미끈한 그 은밀한 곳을 말이다. 너 같이 어린 아이는 저런 것은 처음 보겠지?”
연오는 목덜미에 슬쩍 와 닿은 사내의 손길 때문에 몸에서 열이 나는 느낌이었고, 다리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김원경(WR)
미국 펜실베니아주 거주
출간작
늑대 시리즈 3권
송은교, 육체를 바꾸다.
찰떡궁합
동화관야담
사랑해 심청아
바보옹주 금랑
남장여자
나잡아봐라
월하정인
가문을 위하여
백호의여인
wonrotondo@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