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눈물, 그리고 뜨거운 하룻밤이었다.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왔을 때,
이환은 손 닿을 수 없는 하늘 위 본부장님이고,
명노은은 회사의 햇병아리 카피라이터일 뿐.
“내가 유혹했지만, 지금은 유혹당한 기분이야.”
“왜 저였어요?”
“그럼 대답해 봐. 너야말로 왜 내 유혹에 동의한 거지?”
“15초 안에…… 제 마음속으로 걸어 들어온 느낌이었어요, 당신이.”
섹스를 위해 맞춤 제작된 기계처럼 지치지 않는 그 남자의
가까운 듯 멀기만 한 알쏭달쏭한 속마음.
“우리 둘은 무슨 사이인 걸까요?”
감정의 컬러가 변하고 있다.
빨갛게, 활활 타오르는 불꽃처럼.
이정숙(릴케)
파초, 불치병, 쿨러브,
에고이스트, 바람이 머무는 풍경 등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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