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향기를 맡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꽃, 무향.
떠날 거면서 하필 이런 꽃말을 가진 꽃을 선택했는지.
향이 사라지기 전까지 만이라도 자신을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기가 막힌 기대를 했던 건 아닐까?
이제 정말 다시는 이 집에 들어오는 일은 없겠지. 너무 많은 추억과 웃음과 행복이 있는 곳인데…….
“언제까지 내 몸을 허락해야 돼요?”
“뭐? 다시 말해 봐.”
연은 무섭게 노려보는 그를 보면서도 고개를 꼿꼿이 세웠다.
흐트러진 옷을 마무리하고 키스로 두툼해진 입술 주변을 손등으로 쓰윽 닦아냈다.
손끝이 덜덜 떨렸지만 들키지 않기 위해서 어금니 안쪽을 꽉 물었다.
“2년이 넘는 시간을 동생이 아닌…… 여자로 있었어요. 이제 그만 해도 되지 않나요?”
건국은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연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다가가면 언제나 뜨거운 열정의 화신처럼 품에 안겼는데 도대체 무엇이 널 이렇게 변하게 한 거니?
그만 해도 되지 않느냐고? 멈출 거라면 시작도 하지 않았다.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고, 시작과 함께 끝까지, 그 마음은 같을 거라고 믿었다.
“누구 맘대로.”
“이러지 말아요, 오빠. 제발…….”
오빠……. 금기어.
말해 놓고도 연은 움찔했다.
그도 놀랐는지 두 볼을 감싸고 고개를 숙이다 입술이 닿을 듯한 거리에서 우뚝 멈췄다.
“다시 동생이 되겠다고? 그럼 난 동생을 안은 파렴치한이 되는 건가?”
건국은 마치 지옥 입구에서 마지막 남은 생명을 삼켜버리는 무시무시한 사자처럼 내뱉었다.
“누구 맘대로 오빠야? 넌, 내 여자야. 그 빌어먹을 끝은……생각도 하지 마. 그런 일은 절대 없을 테니까.”
님사랑
<출간작>
그대를 탐함, 노란 장미, 하룻밤의 결혼식, 당돌한 커플게임, 무향, 아마추어 노실장, 그녀의 외출, very hot , 심장을 삼키다. 폭풍을 삼키다.
러브 시리즈 (화이트 러브, 블루 러브. 블랙 러브)
검은실루엣, 붉은 신호등 준비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