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소이수.”
“아아! 소이수 선배?”
“윽!”
“내 첫 키스를 더럽힌 죄, 이제야 돌려받았어요.”
15년 만에 우연히 재회한 이수와 우인.
재벌가의 영식으로 자란 이수와 한땐 잘나가던 국가대표였다가
부상으로 현잰 평범한 체육선생인 우인.
다른 세상에 살았기에 서로 엮일 일도 없을 줄 알았는데
그 한 번의 우연한 만남, 그리고 이수의 할아버지 유언으로
두 사람은 15년 전 끊어졌다고 여겼던 인연의 끈을 다시 맺기 시작하는데…….
“결혼할 마음도, 연애할 마음도 들지 않았는데 널 만나고 나서 뭔가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네가 같이 해 볼 생각이 들면 며칠 말미를 줄 테니 대답해 주고.”
“아하, 하하, 뭔 소리예요?”
“아니, 네가 관심 없다고 해도 나는 계속 네 앞에 나타나 얼쩡댈 생각이야. 내가 중학교 졸업 전에 왜 네게 키스했는지 알아?”
“정말 그땐 왜 그랬어요? 저 정말 그 일 때문에 첫 키스 트라우마가 생겼다고요!”
“그래서 나 때문에 아직 키스도 못 해 본 건가?”
“그건 됐고요, 왜 키스했느냐고요!”
“너 같은 애가 없었지. 당시 애들 전부가 나를 어려워했는데 나에게 못한다고 박박 소리 지르며 면박 준 애는 너밖에 없었어. 너를 볼 때마다 너는 나에게 심통 맞은 표정을 지어 보였지. 그게 네가 나에게 하는 인사였다. 처음엔 뭐 저런 애가 다 있나 그랬지. 그런데 점점 네가 나에게 알은척해 주는 게 좋았어. 나중엔 내 시선이 늘 너에게 머물러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 너는……내 첫사랑이었다.”
“그랬구나. 그래서 키스를! 그럼 그땐 왜 고백도 안 했던 거예요?”
“고백하면?”
“내가 좀 더 긍정적으로 검토했을지 모르잖아요. 당시 이수 씨 여학생들에게 인기 되게 많았다구요.”
“내가?”
“언니가 얘기하는 걸로는 무슨 데이만 되면 매번 책상 서랍에 선물이 미어터지게 많다고 하던데요?”
“별로.”
“하긴 우리 언니가 좀 과장에 과장을 더해 말하는 오버쟁이기는 하지요.”
“그때 내가 좋아한다 말했음, 너 나랑 사귈 생각이 있었던 거야?”
“뭐 몇 번은 튕겼겠지만, 사귀자 했을지도 몰라요. 멋있었거든요. 이수 선배는…….”
“지금은? 나는 지금이라도 너와 사귈 생각이 있는데.”
“아아, 이거 난처하네요. 난 열다섯의 소이수는 아는데 서른의 소이수에 대해서는 깜깜하거든요. 그래서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에요. 이제 우리, 장난으로 연애하면 안 되는 그런 나이잖아요. 안 그래요?”
“장난이라도 한번 해 보지? 나 정도면 해 볼 만하다 생각하는데?”
청휘(淸輝)
요즘 기묘한 사랑에
대해 골몰하고 있음.
출간작 : [전쟁, 맛볼수록 중독되는] [푸른 정염] [거부할 수 없는 청혼] [기연]
청휘(淸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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