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 너라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더 이상 생화를
만질 수 없게 된 꽃집 주인, 하도연.
흐르는 시간 속에서 여전히 한겨울에 머물러 있는 그녀에게
“자, 오늘 치 적응입니다.”
생화, 메리골드를 선물하며 다가오는 남자, 구도경.
“메리골드. 이별의 슬픔, 가엾은 애정이랬던가요?”
처음에는 부담스러웠고,
“그것 말고 다른 꽃말도 있습니다.”
그다음엔 궁금했고,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이젠 그의 메리골드처럼 살고 싶어졌다.
“내가 정확하게 말했던가요?”
“뭐를요?”
“나는 아무래도 당신을 사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갑작스러운 고백에 도연이 멍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도연의 가슴이 뛰었다.
그렇게 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