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적인 슬럼프에 빠져 엄마 미스 윤의 수발만 들며
지내던 루하는 어느 날 왜 연락을 끊고 사는지 몰랐던
할아버지가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슬럼프에서 빠져나올 겸, 할아버지도 볼 겸 나래마을로 내려간다.
그리고 제 속셈 따위 모르는 할아버지로 말미암아
얼렁뚱땅 팬션 후계자가 되어 이런저런 일을 하던 와중,
팬션 바로 윗집에 대한 희한한 소문을 듣게 된다.
“아랫동네 백 씨 아저씨도 그러던데. 그 집 근처 산에 갔다가 시커먼 짐승 같은 걸 봤다고도 하고. 집 주변에서 귀신 우는 소리를 들었다는 사람도 있고, 늦은 밤에는 빛이 깜빡깜빡 도깨비불처럼 맴도는 걸 봤다는 사람도 있다던데요? 대체 그런 집에 누가 가서 일을 해요!”
그런 동네 사람들이 쉬쉬하며 멀리하던 그 집으로
귀신의 집 체험한다 치고 간 루하는 그만 밟아선 안 될 것을 밟고,
그 때문에 졸지에 바야바의 포로로 전락해 버리고 마는데…….
“내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대가로 나는 그쪽이 육체적 노동력을 나에게 착취당하기 바란다.”
“노동력이라 함은?”
“이 집 안에서 일해.”
“에에?”
“이 동네에서 일할 사람을 구했지만 하나같이 간섭이 심한 노인네들뿐이라 더는 가정부를 들일 수가 없어. 그러니 젊은 그쪽이 날 위해 월요일부터 주 5일제로 일해 줬으면 해. 물론 식사, 청소, 빨래 등 여자가 해야 하는 일은 뭐든 해야만 해.”
서향捿響 (청휘淸輝)
2003. 9월 데뷔.
쓰면 쓸수록 어렵다.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아기 새의 날개처럼 돋아난 나의 꿈을
펼치기 위해 열심히 날개 근육을 연마할 예정.
여기가 끝은 아니다.
출간작
-고전story
<무한련>, <쾌걸황후>, <왕릉후>, <붉은낙인>, <칠성쾌담>
<폭군>, <푸른 의관의 그녀>, <야수의 포효>, <무소화>
-현대story
<내 안에 흐르는 너>, <홀리다, 미혹>, <무소화>, <탐닉>
<골든 레이디>, <매혹적인 그들, 블랙>, <팥쥐에게도 서른이 온다>
<몸서리>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