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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라면

‘뭘까? 저 낯선 개의 치명적인 애교는.’ 시골 버스 정류장에서 픽업을 기다리던 지원은 덩치가 커다란 개의 느닷없는 애교에 심각하게 고민한다. '시일야방성대곡\'을 읊으며 목놓아 울 것 같은 개를 어쩔 수 없이 쓰다듬으며 달래주게 된 지원. 그런데 낯선 남자가 나타나 지원을 향해 "자기!"를 외친다. 누구냐, 넌. 놀라고 경계한 것도 잠깐. 지원이 만져주던 개가 좋아한다. 개 이름이 \'자기\'다. 황당하고 머쓱한 것도 잠깐. 낯선 남자가 \"당신.\" 이라고 한다. 차 뒷좌석에서 개가 나온다. 개 이름이 \'당신\'이다. 그가 \"여보.\" 라고 한다. 저 멀리서 개가 뛰어온다. 개 이름이 \'여보\'다. 개 이름들이 여보, 당신, 자기다. 그리고 하필이..
‘뭘까? 저 낯선 개의 치명적인 애교는.’

시골 버스 정류장에서 픽업을 기다리던 지원은
덩치가 커다란 개의 느닷없는 애교에 심각하게 고민한다.

'시일야방성대곡\'을 읊으며 목놓아 울 것 같은 개를 어쩔 수 없이 쓰다듬으며 달래주게 된 지원.
그런데 낯선 남자가 나타나 지원을 향해 "자기!"를 외친다.

누구냐, 넌.

놀라고 경계한 것도 잠깐.
지원이 만져주던 개가 좋아한다.
개 이름이 \'자기\'다.

황당하고 머쓱한 것도 잠깐.

낯선 남자가 \"당신.\" 이라고 한다. 차 뒷좌석에서 개가 나온다. 개 이름이 \'당신\'이다.
그가 \"여보.\" 라고 한다. 저 멀리서 개가 뛰어온다. 개 이름이 \'여보\'다.

개 이름들이 여보, 당신, 자기다.
그리고 하필이면 개 이름을 여보, 당신, 자기로 지은 이 엽기적인 네이밍 감각을 가진 남자가
바로 지원이 한 달 간 묵게 될 사나래 펜션 사장 우수다.

지원과 우수는 평행선 관계를 이어간다.
히키코모리 투숙객과 개 세 마리 옆에 끼고 사는 지박령 사장으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두 사람의 관계는
지원이 개들을 데리고 산책나갔다가 크게 다친 사고를 계기로 조금씩 변해간다.
환자와 간병인으로.
그리고 서로에게 호감을 갖는 여자와 남자로.

하지만 지원은 움츠러든다.
3년 전 겪은 일로 그녀에게 사랑은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무섭고 두려운 공포의 대상이기에.

겁내는 지원에게 우수는 조심조심 다가간다.
지원을 웃게 만드는 농담과 우스갯소리와 개그로 무장한 채.
서두르지 않고, 재촉하지 않고,
느릿느릿... 그렇게.


“여자가 무슨 말을 하고 뭘 물어봐도 좋은데! 자기를 왜 좋아하냐, 얼마나 좋아하냐, 이런 걸 대체 왜 물어봐요? 남자로서 도저히 이해가 안 돼요.”
“뭘 또 그렇게까……. 푸흡.”
“왜 좋아하냐니. 좋은데 어쩌라고요? 그걸 시시콜콜 어떻게 설명해요? 왜 좋아하는지 분석하고 논문이라도 써야 믿어줄 건가요?”
“아, 아니요. 구, 굳이. 그러실 것까지야…….”
“그리고 얼마나 좋아하냐니. 그건 더 황당해요, 더.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걸 어떻게 설명하고 어떻게 증명해요?”
“아, 네에…….”
“피 뽑아서 호르몬 검사라도 해야 하나요? ‘사람의 도파민과 옥시토신과 세로토닌 수치가 평소엔 이 정도인데 널 좋아한 후에 나는 이만큼 올라갔어. 봤지? 이만큼 널 좋아하고 사랑해.’ 이렇게 증명해야 하나요?”
그거 좋은 방법이다!
“진짜……. 사장님 때문에 미치겠어요.”
“미치겄슈? 난 환장하겄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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