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 결혼하기 싫다고!”
이 자식이 미친 게 확실하다.
부탁만 들어주면 원하는 대로 다 해주겠다더니 빈말이었다. 감히 나를 속였으니 가혹한 형벌을 받는 게 당연했다. 회사 상사에게 더는 잔소리를 듣기 싫다며 징징거리던 날을 잊은 게 분명했다. 그저 나를 능력 좋은 친구로만 봤다면 실수였다.
“야, 이 자식아, 사내새끼가 말했으면 지켜야지.”
“장난치지 말고 다른 걸 말해.”
“다른 거?”
어려서부터 본 사이라 나를 여자로 보지 않는 게 당연했다.
용식이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내 꿈은 그를 내 곁에 두는 거였다.
“좋아, 결혼하기 싫으면 나랑 해.”
“뭘 해?”
더 뭐라고 할 필요도 없어 그의 셔츠를 양옆으로 확 젖혔다.
믹스커피와 아메리카노 사이에서 매일 갈등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