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순 | 피우리 | 3,5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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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5
“나는 너에게 모래를 끼얹은 일 같은 거 안 할 거야.”
“그래.”
“너도 저 남자처럼 저렇게 우악스럽게 날 뒤쫓지 않을 거야.”
“그래, 그렇겠지.”
“그게 우리에게 없는 거야.”
“무슨 뜻이니?”
“우리에게 없는 거, 우리는 불가능한 거. 우리가 할 수 없는 거…….”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 거야?”
“저 사람들이 저렇게 거칠 수 있는 건, 거칠 게 없어서야.
그래, 저 사람들은 시선을 피할 이유도 없고, 그런 상대의 눈치만 살피며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겠지.”
열두 살 이후 여자라곤 찬희 하나만 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그럴 수밖에 없다고 자부하지만,
철모르던 시절 주었던 크나큰 상처로 말미암아
그녀의 미래에 자신의 자리가 없음을 ..